100억 원 들여 야구장 짓는단다, 꼭 필요한가

> 뉴스 > 칼럼&사설

100억 원 들여 야구장 짓는단다, 꼭 필요한가

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16-03-09 오후 04:40:06  | 수정 2016-03-09 오후 04:40:06  | 관련기사 20건

고성군이 너무나 뜻밖의 일을 벌이려하고 있어 그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지금처럼 힘든 시기에 무려 100억 원을 들여 야구장을 건립하겠다는 고성군의 계획이 바로 그것이다.

 

고성군의 이런 계획에 대해 일부 군의원들은 반대의견을 표하기도 하지만 그렇지도 않은 군의원도 있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정말이지 의정활동 전반에 대한 시민감시단의 활동이 절박함을 새삼 실감한다.

 

고성군 체육관계자는 고성군에는 10개의 야구 동호회 클럽에 300명이 야구를 즐긴다고 한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300명을 위해 100억 원의 국민세금을 쏟아 붓는다는 것이 요즘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적절한 재정집행이냐고 되 물어볼 수밖에 없다.

 

일부 군의원들이나 또 일부 공무원 중에는 2012년도부턴가 언젠가부터 야구장을 계획하고 추진해오던 것이어서 그대로 밀고 가야된다고 주장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꼭 그래야만 하는 거 아니다. 중앙정부를 보라. 어떤 정책에 대해 계획을 세워 그 시행을 앞두고도 재원확보가 여의치 않든지, 정책 시행에 문제가 있든지, 시대가 바뀌어 객관적 조건에 맞지 않으면 철회하지 않던가. 그렇다. 그렇게 해야만 제대로 살림을 산다 할 것이다.

 

설령 야구장 건립비 100억 원 중 70억 원이 중앙정부에서 내려오고, 이렇게 될 리도 만무하지만, 군비를 30억 원만 들인다고 해도 100억 원이 국민세금이 아닌가 말이다. 그러니 더 신중하자는 거다. 그런데 우리 지금 이거 야구장이 시급한 때인가. 더 다급하고 필요한 곳이 없단 말인가.

 

어떤 사람이 야구를 즐기려면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개인사업자이든지 어느 정도 안정된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라야 야구를 즐길 수 있다. 농사일하거나 바다일하다 서너 시간씩 시간 빼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 말을 하자면 그야말로 여가시간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운동경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위해 100억 원의 국민세금을 들여 야구장을 마련해주고 맘껏 즐기게 하는 것이 지금 같은 시기에 적절한가 말이다.

 

농민들은 죽지 못해 아우성이다. 누가 뭐래도 고성은 농촌도시 아닌가. 지금 쌀 재고량이 증가하고 쌀 수요가 감소해 그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10%나 낮은 수준인데다 고성지역은 아니지만, 심지어 80년대 쌀값 수준인 12만 원 대까지 폭락한 곳도 있다. 한마디로 농민들은 죽을 지경이다.

 

농업뿐만 아니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도움의 손길을 요구하는 데가 부지기수다. 그런데도 우리는 100억 원짜리 야구경기장을 지으려 한다면 이거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 우리나라가 현재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있지 않나. 중앙정부에서 잘못해 힘들고 어려워졌다면 자치정부라도 정신을 차려야지 무슨 시설을 이다지도 자꾸 지으려 하는가.

 

100억 원, 솔직히 고성군민 중 끝에서 100명 순으로 잘라 1억 원씩 나눠주면 그들 모두 고성에서는 중산층으로 살 수 있는 돈이 100억 원이다. 그래도 좀 낫다 할 개인사업자들과 안정적 직장을 가진,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 300명이 그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다소 불편해도 캐치볼 정도 할 수 있는 운동장에서 세상살이 좀 나아질 때 까지만 견뎌준다면 말이다.

 

지금이 태평성대라면 또 모르겠다. 골프동호인을 위해 9홀 골프장도 하나 만들어주고, 야구장도, 옥타곤도, K1격투기장도, 다 지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런데 우리 지금 더 급한 일 얼마나 많은가. 일에도 순서가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라. 100억 원짜리 경기장에 들어가 호사롭게 자신들만의 공간 속에서 한 경기당 서너 시간에 걸쳐 마음껏 경기를 즐길 때, 그 시간 야구장 담벼락 너머에서는 자신의 권리가 어떤 것인지도, 내가 왜 이렇게 초라한지도 모르고 허덕이며 살아가는 군상들을. 엄연히 그 경기장 건립비용 속에는 근근이 살아가는 자신의 세금도 들어 있음을!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 기정사실 아닌가!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이거 사람 살 만한 고성을 표방한 고성군 행정에서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위화감 조성, 계층 간 갈등 조장, 세금 낭비, 전시행정, 포퓰리즘의 표본이 될 수도 있다.

 

야구동호인들을 나쁘게 보려는 게 아니다. 판단을 잘 못 내리는 고성군행정과 이를 헤아려 보지 못하는 의회를 나무라는 것이다. 야구동호인들이야 자신들의 공간 생기는데 하지 마랄 필요야 있나. 그런데, 경기장 이거 만들어지면 야구동호인들이 절로 나쁘게 될 수도 있다.

 

그저께도 어젯저녁도 TV에서는 연일 98IMF보다 더 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없는 이들이 겨우겨우 살아가는 그런 정도의 삶 자체마저 영속시키지 못 할 수도 있다는 것 아닌가. 살림살이 넉넉지 않은 고성군 살림이다. 군수도 당선 된지 얼마 되지 않고 했으면, 간부들만이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이야기 해야지!

 

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유분수지 지금 이런 판국에 100억 원짜리 야구장을 짓겠다니 이게 웬 말이냐 말이다. 군민들도 이렇게 넋 놓고 있다 포크레인 삽질 시작되면 아차 하지 말고 의회가 열릴 때 마다 방청도 하고, 어떤 의원이 얼마나 비굴한지, 정말 민의에 합당한 결정들을 하는 것인지, 그들이 머슴이 되겠노라고 표를 구걸하던 때와 변함없는 생각과 처신을 하는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317일부터 의회가 열린다.

 


 

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 고성인터넷뉴스 www.gsinew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작성자 :
  • 비밀번호 :

관련기사 20건 보기

칼럼&사설전체목록

[기고] 어촌뉴딜300 사업은 끝이 아닌 시작

최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