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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 자유기고가 | 입력 2016-11-29 오전 09:30:11 | 수정 2016-11-29 오전 09:30:11 | 관련기사 건
김흥순 / 자유기고가
조기 거국내각- 조기퇴진-조기대선, "최순실 사태 수습" 3가지 카드
조기라는 생선은 엣날 부터 정치와 밀접한 인연이 있다.
예부터 잔칫상이나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오른다. 전 세계에 약 162종, 우리나라 연해에는 11종이 분포한다. 참조기, 보구치, 부세, 흑구어, 물강다리, 강다리, 세레니 등이 있는데 이 중에서 황색을 띠어 황조기라고도 하는 참조기는 맛이 매우 독특하다.
조기의 본명은 석수어(石首魚)로 머릿속에 돌 같은 이석(耳石)이 두 개 들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기운을 북돋워 주는 효험이 있어 ‘조기(助氣)’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황화어(黃花魚) 또는 석두어(石頭魚)라고 한다.
조기는 역사가 아주 깊은 생선으로 중국의 고대 문헌인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낙랑에서 조기가 난다고 씌어 있다. 『임원십육지』에서는 석수어라 하여 식용으로보다 설사나 소화제 또는 해독제로 좋다고 하였다.
전하는 얘기로는 연평도에서 맨 처음으로 조기잡이를 한 사람은 임경업 장군이라고 한다. 명나라가 청나라의 침략을 당할 위기에 있을 때 청이 먼저 조선을 탄압했다. 그러나 임경업은 명나라와 친의와 의리 때문에 독보 스님을 명나라에 밀사로 파견했다가 발각되어 명으로 도망을 가게 되었다.
식수와 식량을 구하기 위하여 연평도에 잠시 머무르게 되었는데, 연평도에서 많이 나는 엄나무로 발을 만들어 조기를 잡아 배에 싣고 길을 떠났다. 지금도 연평도 어부들은 임경업 장군 사당에 제물을 올리고 풍어를 기원한다고 한다.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을 굴비라 하는데, 굴비에 얽힌 유명한 일화가 있다.
고려 인종 때 나라 안에 “十八子(李)(십팔자(이))가 임금으로 등극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당시 이자겸은 누이동생이 순종비가 되면서 권세를 잡기 시작해 둘째딸을 예종비로, 셋째 딸을 인종비로 세워 척신(戚臣) 정치를 하면서 권세를 잡았다.
1126년 임금을 모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는데 척준경 등의 배신으로 정권 싸움에서 밀려나 전라도 정주(현재 영광)에 유배되는 신세가 되었다.
그곳에서 맛좋은 영광 굴비를 먹어 본 이자겸은 이렇게 좋은 굴비 맛도 모르고 정권을 잡으려고 헐뜯고 싸우는 것이 한심하게 생각되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진공하는 조기에 ‘정주굴비(靜州屈非)’라는 네 글자를 써서 인종에게 올렸다.
무고하게 벌을 받았지만 대자연 속에서 자연의 맛을 즐기며, 비굴(非屈)하지 않게 살고 있다는 것을 그를 모함한 이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조기 말린 것을 ‘굴비’라 하게 되었고 정주가 ‘영광’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영광 굴비’가 되었다고 한다.
굴비는 구이를 가장 많이 하지만 말라서 단단해진 것은 물에 불렸다가 쪄서 먹거나 쌀뜨물을 자작하게 붓고 고추장을 풀어 찌개를 해도 맛있다. 굴비가 흔하던 시절에는 굴비장아찌를 하여 밑반찬으로 삼았다. 비늘을 말끔히 긁고 지느러미는 떼고 통째로 고추장에 박아서 반 년 이상 두었다가 충분히 간이 배면 꺼내어 살을 찢어서 먹는다. 지금은 워낙 비싸서 만들 엄두를 내지 못하나 예전에는 서울 사람들이 많이 만들던 장아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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