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보다 더 엉터리 같은 통영 정량천

> 뉴스 > 칼럼&사설

청계천보다 더 엉터리 같은 통영 정량천

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13-07-18 오전 11:41:40  | 수정 2013-07-18 오전 11:41:40  | 관련기사 0건

청계천+20 프로젝트

정량천 도심하천 생태복원사업 추진

 

통영시가 수질이 악화돼 하천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정량천을 복원하기로 하고 국비 70%와 도비 12%의 지원을 받아 20146월 공사를 시작해 2015년 말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640
▲ 정량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조감도

 

통영시에서는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사라진 옛 물길이 복원돼 도시온도 저감, 녹색생활공간확보, 각종 어류서식 등의 효과가 기대되며, 사업추진에 따른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동호항의 수질개선과 시민들의 새로운 휴식공간이 제공되고, 한려수도 케이블카와 병행 관광인프라가 구축돼 깨끗한 해양휴양관광도시로서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성낙서 통영시청 재난관리과장은 716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정설명회를 갖고 위와 같이 밝혔다.

 

석연치 않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어서 몇 가지 밝히고자 한다. 80년대 들어서 정량동 일대가 개발되고 택지로 조성되면서 정량천이 그 기능을 다 한 것으로 보이는데 굳이 이를 생태하천이라고 이름 붙여 살리겠다면 우선 정량천이 흐르던 때의 주변 환경을 닮아야하는데 그때를 닮기가 거의 불가능해 생태하천으로 복원 한다는 것은 무리한 사업으로 보인다.

 

놀라운 사실은 전체길이 1.85km에 이르는 수로의 물이 최종 방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돈다는 것이다. 집중호우나 우기에는 동호만으로 흘러들어가고 건기에는 하천의 물이 침사지와 상부의 소류지 1.85km를 펌핑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청계천 보다 더 나쁜 운영시스템이다.

 

한 술 더 떠 성낙서 재난관리과장은 청계천 보니까 얼마나 좋던가, 그런 식으로도 하는데...좋은 구경거리도 될 것이라고 청계천을 예찬했다.

 

청계천은 최종적으로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 다시는 그 물이 청계천으로 들어오지 못하기나 하지, 사실 청계천이 엉터리 천이라는 것은 이제 아는 사람은 다 안다. 17km 떨어진 곳의 한강물을 퍼 올려 청계천을 따라 흘러 내려가게 하는 것인데, 전시 행정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청계천을 찬양하니 참 한심할 따름이다.

 

기자들이 생태하천이 뭐냐고 물었다. 성 과장은 물이 흐르고 풀이 좀 나고 주위에 나무도 있고, 고기가 다니고...’ 이런 게 생태하천이라고 한단다. 그럼 성 과장은 청계천도 생태하천인 것으로 아나보다.

 

그래, 생태하천이 그렇다고 치자. 아직 제일 낮은 곳과 소류지와의 표고차를 알지는 못하지만 1.85km의 거리를 펌핑해 올라간 물이 다시 내려오고 또 올라가고....고기들이 참 잘 살겠다. 수초인들 제대로 견뎌낼까.

 

서너 달 가뭄이 들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소류지에 물이 고여 있기 때문에 걱정 없단다. 가뭄이 들어 온 저수지가 거북 등짝이 될 텐데 통영시 정량동 소류지는 안 마른단다. 도대체 지리산 골짝 정도 깊은 골 이기나 한가 말이다.

 

차라리 그냥 조용히 비 오면 흘러가고 가뭄 들면 마르고 뭐 이러는 수밖에 더 있나. 하천이 그런 거다. 그런데 이거 왜 굳이 되지도 않은 짓으로 그야말로 혈세를 낭비하려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국비가 70%에 이르고 도비가 12%, 우리 시비가 18% 들어간다지만 228억 원이라는 혈세 낭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 물을 종일 올리고 내리고 하는 걸 몇 년간이나 할 거며 그렇게 드는 비용은?

 

통영시의 주장을 다시 한 번 보면,

 

“..... 사라진 옛 물길이 복원돼 도시온도 저감, 녹색생활공간확보, 각종 어류서식 등의 효과가 기대되며, 사업추진에 따른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동호항의 수질개선과 시민들의 새로운 휴식공간이 제공되고, 한려수도 케이블카와 병행 관광인프라가 구축돼 깨끗한 해양휴양관광도시로서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

 

도시온도 저감? 각종 어류 서식? 물이 하루 종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데도? 두세 달 가뭄이 계속 드는데도?

 

동호항 수질개선? 물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돌고 도는데도? 폭우 쏟아지면 고 농도로 유기물을 함유한 나쁜 물이 도리어 동호항의 수질을 악화 시킬 것 아닌가?

 

한려수도 케이블카와 병행된 관광인프라 구축? 지나가는 소가 웃을 노릇이다. 아무리 2008, 2009 MB같은 토목 정권하에서 채택된 사업이지만 4대강 사업으로 특징되는 MB 토목 정책은 나라를 통째로 거덜 낼만한 엉터리 정책이었다는 게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없어져버린 하천을 복원한다고? 장담컨대 이거 개통 6개월도 안 돼 두 손 든다.

 

 

 

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 고성인터넷뉴스 www.gsinew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작성자 :
  • 비밀번호 :

칼럼&사설전체목록

[기고] 고성 출신 ‘건축왕’, 정세권 선생 선양사업 추진해야

최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