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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 고성인터넷뉴스2025-05-08 오전 09: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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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합 취약층의 어버이들을 생각하며

 

가정의 달 5월이면, 가슴이 항상 먹먹해진다.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한 달에 담긴 의미만큼은 누구에게나 따뜻해야 하는데, 조용히 눈물짓는 이들이 있다. 바로 홀로 살아가는 어르신들이다.

 

가정이 해체되거나 멀어진 채 혼자 남은 노년. 우리 사회에는 가족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독거노인이 무려 200만 명에 달하며, 고성군 역시 6,781(노인 인구 대비 38%)으로 그 숫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사회와의 연결고리마저 끊어진 채 살아가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자녀와 연락하는 비중은 202067.8%에서 202364.9%로 감소했고, 전체 노인의 9.2%는 연락 가능한 자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나 친척이 있어도 연락이 끊기거나 만남이 뜸해지면서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고립'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혼자 산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대다수 독거노인은 빈곤, 외로움, 건강문제, 심리적 고립까지 겹친 '복합 취약층'이다.

 

2021년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는 혼자 살던 86세 남성이 고독사한 채 숨진 지 약 두 달이 지나 백골 상태로 발견됐고, 제주에서는 70대 노인이 폐업한 모텔에서 숨진 지 2년 만에 백골로 발견되었다. 사회적 단절이 장기화되면 고독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또한, 2023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3,661명의 고독사가 발생했으며, 이 중 약 50%60세 이상이다. 이는 대부분 가족 없이 쓸쓸히 생을 마감한 사례들이며, 통계에 잡히지 않은 잠재적 고독사 위험군까지 고려하면 실제 수치는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정부와 지자체도 다양한 복지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노인 맞춤돌봄서비스, 응급안전 안심서비스, 생명지킴이 프로그램, 고독사 예방정책 등이다.

 

특히 정부는 '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을 통해 2027년까지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수를 2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게이트키퍼 양성 및 고독사 정보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과 접근성 면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에서 운영 중인 노인맞춤 돌봄서비스는 전체 독거노인 219만명 중 약 25%55만명만 이용하고 있다. 모든 독거노인에게 물리적 안전과 정서적 돌봄을 함께 제공해야 하지만, 한 명의 돌봄 종사자가 수십 명을 담당하는 구조에서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부 차원의 복지정책만으로는 모든 독거노인을 돌보기에는 한계가 있어, 지자체에서는 지역 특성과 실정을 반영한 대안적 돌봄 모델을 마련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사례로 의령군이 2007년부터 시행한 독거노인 공동생활가정' 제도가 있다. 의령군은 빈집이나 마을회관 등을 활용해 독거노인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고, 시행 후 6년간 단 한 건의 고독사도 발생하지 않는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군도 2015, '홀로 사는 어르신 공동생활가정'을 개소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특히 고성군은 입소 어르신들을 위해 정기적인 방문 간호와 응급안전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촘촘한 복지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주거 지원을 넘어 어르신의 건강과 정서적 안정을 함께 도모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어, 지역사회 돌봄의 좋은 본보기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치매 예방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이론교육, 신체활동, 정서활동을 통해 건강관리 능력을 강화하는 이 프로그램은 정서적 안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가족의 손길이 닿지 않는 자리에, 지역사회가 그리고 마을이 가족이 되어 어르신들의 안부와 식사를 챙기고, 지역돌봄 인력과 AI가 위험징후를 포착하고 따뜻한 손길로 이를 보완하는 구조가 앞으로의 돌봄 복지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제 가족은 혈연만의 개념이 아니다.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사회적 가족이자 이웃이다.

 

5, 가정의 달에는 우리 가족만이 아닌, 가족을 잃은 이들을 따뜻하게 품고,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달이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 곁의 어르신들에게 마음을 내어보는 따뜻한 5월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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